#2. 수많은, 뒤늦은 고백들 안산, 2014년 4월
아이들 단골인 삼거리 문구점 바깥 유리엔
“꼭 돌아오라” “미안해” 쪽지가 빼곡이 붙었고
거리 곳곳에도 못다한 이야기들이 노랗게 물들었다
아이 찾아 진도로 떠나기 전 경황없이 붙인 듯
“내일까지 쉽니다” 휴점 안내쪽지 적은 탁이네 세탁소는
다음날도, 그 다음날도 문을 열지 못했다
가로등 쪽지판에 적은 동네 아저씨의 바람과
자연스레 제단이 된 단원고 교문 옆 화단
춥디 추운 바다속 맨발로 지내지 말라고…
배고프지 않기를 바라며…
술 한병 건네 놓은 어느 형님의 권주사까지…
문 닫은 민이네 국수집 문 앞에도
시민들의 간절함을 담은 글귀가 새겨졌고
중앙역 앞 쪽지엔 ‘기적’ 두 글자가 선명하다
아들을 먼 여행 떠나보낸 묵이네 슈퍼 주인은
무사생환을 빌어준 시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
지켜주지 못해 미안해
그곳에선 행복하렴.
안산, 2014년 4월